한국과 미국에서의 군생활 6년...
역사이래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동서양은 수많은 전쟁으로 무자비한 살륙전을 지속했고 지금도 세계도처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이런 전쟁으로 인해 세계인구가 별로 없던 그 옛날에도 수십만 수백만의 대군이 처참하게 목숨을 잃는일이 허다했다.더우기 1차,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과 월남전쟁등을 거치며 문명의 발달로 살상무기는 더욱 진화했고 희생도 그만큼 커졌는데 헤아릴수없이 많은 그 불행한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한 20대의 꽃다운 나이의 남자들이였으며 그들남자로 태어났다는 죄로 꽃다운 나이에 가족과 집을 떠나 지옥같은 전쟁터에서 이슬같이 허무하게 사라져야했던 것이다.그래서 특히 한국같이 전쟁의 위험이 있는 나라에선 남자라면 꼭 가야하는 군대란 마치 죽지못해 끌려가는 곳으로 생각할만큼 싫고 두려운곳으로 인식이 되어그런지 군대를 안가려고 온갖 편법과 수단을 쓰는것을 흔히 볼수있다.
평생 어느것에도 구속받지않고 자유롭게 살기를 원했고 또 실제로 그렇게 살아온 나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 생애의 가장 꽃다운 나이인 20대에 한국과 미국에서 두번의 군생활로 6년이란 아깝고 긴 세월을 군대에서 보냈다.
한국군에서 보낸 1966년~1969년, 미국군에서 보낸 1978~1981년...월남전에 참전한 2년을 포함한 한국과 미국에서의 6년에 걸친 군생활은 몇권의 책을 써도 모자랄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렇게 후회할만큼의 허송세월은 아니였고 오히려 내 인생에 깊은 의미와 아름다운 추억을 남긴 귀중한 시간들로 기억하고 싶다. 특히 6년간의 군생활은 모두 나의 음악인생과 깊은 연관이 있기에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지나고나면 추억이라지만 군생활은 역시 악몽같을수밖에 없는데 때로는 우리가 격은 그 시절의 이야기를 자세히 털어놓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하지만 어치피 지금 좋은 환경에서 채 2년도 안되는 군생활을 하는 요즘의 한국청년들은 옛날 60년대 한국에서의 군생활이 어땠는지는 가히 상상도 못할테니 괜히 그런 얘기해봤자 토가 나온다고 비웃기나 할터라 그냥 나만의 기억으로 마음속에 묻어두는것이 좋을것 같다.중요한것은 그 어려운 시간들을 잘 인내하고 극복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것이 아닐까.
미국서 월남참전 용사들의 고엽제 피해상황을 많이 보았기에 30대 이후부터 술,담배도 전혀 않고 건강에 많은 신경을 써서 항상 절제된 생활과 체력단련을 해온 덕분에 평생 잔병하나 없이 건강히 살았는데 70에 가까운 고령에 이르자 결국 내게도 고엽제의 피해증상이 나타나기 시작, 결국 2년전 평생 처음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암으로 인한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는 처지가 되었으나 불과 일년만에 거의 전과 다름없는 건강한 상태로 회복하여 지금은 일상에 전혀 문제가 없을만큼 회복한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물론 앞으로 또 어떤일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꽃다운 나이에 사라져간 수많은 전우들을 생각할때 나는 정말 행운아임을 절실히 깨닿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매일 매일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최근 내가 월남참전시 사령관이셨던 채명신장군이 돌아가시면서 유언대로 국군묘지의 장군묘소를 사양하고 월남에서 전사한 사병들의 묘지에 함께 안장되셨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나역시 때가 되면 전우들이 누워있는 그곳에서 함께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싶다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한국군대생활
1966년 4월12일.논산훈련소에 입소한 미8군의 프로 연예인으로 구성된 한국군 최초의 주월 군예대 창설멥버.
뒷줄 왼쪽부터 군예대 단장이던 가수 후랭키 손(원로 작곡가 손목인씨 아들) 단원 홍순철,트럼본 김기정,
한국황실의 마지막 왕손이라는 가수 이석,그옆 두명은 조교와 내무반장, 앞줄 왼쪽에서부터 기타 김명규,
트럼펫 정일형, 밴드 마스타 테너색스폰 김수열,베이스 심형섭,가수 박두원,기타 이인구, 드럼 김규남.
1966년 월남에서.
1967년 우리와 함께 주월장병 위문공연을 한 페티 김, 길옥윤씨 부부.
미국군대생활
1978년 Ft.Jackson 미육군 신병훈련소에서. 한가운데가 필자.
1979년 복무하던 와싱톤주의 Ft.Lewis에서 미군전우들과 조직한 밴드. 사단내 최고 인기 밴드였다.
Ft.Lewis 사단에서 복무할때 만난 재미교포 미군청년들, Rock음악을 좋아하는 착한 동생들이고 많은 추억을 나누었는데
제대하고 헤어지면서 차츰 연락이 끊겨 소식을 모르니 너무 아쉽다. 지금은 모두 환갑이 지난 할아버지가 되었을텐데
다들 미국 어디서 행복히 살고있기를 바라면서 혹시 이 사진을 보게된다면 꼭 연락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Ft.Lewis에서 함께 근무하던 전우들, 정말 내게 잘해준 좋은 친구들이였는데 살아생전 다시 한번 만날수 있을까?